모처럼 3월 한 달은 묘한 기대감과 감동, 즐거움으로 보내고 있다. 아마 요즘 같은 시기에 별로 즐거울 리 없는 일상에서 국민들의 관심 속에 사랑 받는 이벤트가 있다는 것이 가뭄의 단비처럼 얼마나 시원함을 주는지 모르겠다.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이야기다. 한국 야구가 1회 대회 4강,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이번 WBC에서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고야 만 것이다.
어떤 이들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도 운이었다느니, 아직은 일본을 따라갈 수 없다느니 해 가며 평가 절하한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 운이 아니었다. 진정한 세계 야구의 중심으로 자리를 확고히 잡았다는 방증이 이번 대회의 성과다. 오히려 이제 국민들의 기대와 눈높이가 너무 수직상승해서 이후 선수들이 앞으로 경기에서 부담이 되지 않을까 염려될 정도다.어떻게 이런 눈부신 성과를 연속해서 낼 수 있는가? 한국 프로야구 역사가 26년이 넘었고 그 만큼 대중의 관심 속에 인기 종목으로 자리잡은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야구 선진국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인프라를 지닌 우리로서는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일본만 보더라도 프로야구의 젖줄인 아마추어 야구가 탄탄하다. 이를 뒷받침하는 시설이나 환경도 훌륭하다. 이승엽 선수가 뛰는 '요미우리 자이언트' 홈 구장인 '도쿄돔 구장'은 TV로 볼 때 늘 부러움에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더구나 일본 고교 야구팀만해도 4,000여 개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고교야구팀이 60개도 되질 않는다.여기에는 중요한 원동력이 있다. 바로 지도력이다. 김인식 감독의 이야기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건강이 그리 좋지는 않은 데도 살신성인, 백의종군하는 모습은 진정 야구 스승의 모습이다. '국가가 있어야 야구도 있고 관객도 있다'라는 김인식 감독님의 일성이 그렇게 감동적이었던 것도 다 이런 이유 대문이다. 김인식 감독은 평소 '재활공장장'이란 닉네임으로 불린다. 다들 이젠 한 물 갔다고, 재기하기 힘들다고 하는 선수들에게 기회와 믿음을 주면서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줘 생긴 별명이다. 또한 가정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더 많은 게임을 뛰게 하는 이유를 헤아리는 이들이라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군사부일체라 했다. 스승의 날 5월15일은 세종대왕의 탄신일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만큼 스승은 나라와 부모와 같은 위치의 존재다. 김인식 감도의 믿음과 관용이 많은 이들의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런 스승이 있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가.
"김인식 감독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한국 야구 지화자!"
PS. 참고로 나, 공형진은 자랑스런 LG TWINS 명예 선수다!
출처 :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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