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형진의 공사다망] 또, 다시 또…_2009.12.28
세월 참 빠르다! 그냥 단순히 빠르다는 표현은 너무나 진부하다. 한때는 나이를 먹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물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실제로 나 또한 늘 젊게 살려고 노력하고 사실 아직 젊다고 생각한다.
20대 못지 않은 열정과 패기를 가지고 있고 누구와 경쟁을 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패기 또한 내 안에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 여러가지 일들을 도모하고 섭렵하며 일을 하는 것에 대해 감사하며 살고 있다.
나는 사회적으로 볼 때 기성세대다. 40대 초반의 나이,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고뇌를 어깨에 짊어진 채 하루하루를 전쟁터에 나와있는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작년 대비 올해의 활동이 매우 바빴기에 상대적으로 잡념 없이 한해를 보냈다.
그렇게 가열차게 사는 동안에도 미래에 대한 알수 없는 불안(!)과 초조가 은근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준다. 이런 고민은 가끔 나를 옥죄고 있는 느낌을 들게 한다. 어찌할 수 없는 자화상이다.
나이를 먹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고 이치이니, 조급해지고 나약해지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일까? 나이를 먹어서 좋은 점이 무엇일까? 나이가 든다는 것이 어떤 책임과 의무를 수반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경험과 연륜에서 나오는 인생의 노하우가 분명 있을 터. 그 노하우는 젊음의 패기만큼이나 나이든 사람으로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여러가지의 복합적인 책임과 의무가 선행되고 실천되어져야만 한다. 이런 말이 있다. 40대부터는 자기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만 한다는. 개인의 살아온 삶의 방향과 가치가 그 사람의 인상에서 나오고 그 인상의 결과는 그 사람의 인격과도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내 어릴 적 모습과 많이 달라져 있다. 가끔씩 내 얼굴을 보면 내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내 자신과의 조우를 두려울 때도 있다. 물론 많은 것을 이루었고 보람도 있었지만 분명 어릴 적 내가 원하는 모습은 아니다.
내년은 백호의 해다. 호랑이의 용맹하고 웅장한 포스만큼 내년엔 세상을 향해 우렁차게 포효할만한 한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그에 앞서 새로운 한해를 맞기 전에 남은 올해를 잘 마무리하며 객관적인 올해의 성적표를 검토해야 한다.
어짜피 인생은 자기자신이 모두를 책임져야 한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있는 법은 아니니까. 또 다시 시작해야 하고 또 다시 반성해야한다.
P.S 내년엔 기필코…
출처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