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다망

[공형진의 공사다망] 유명해진다는 것은…_2009.11.16

조소연 2010. 7. 15. 13:01

얼마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봤다. 어느 중학교 2학년 소년이 아버지와의 다툼을 벌이는 것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가족 간의 갈등과 패륜의 모습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아들을 나무라고 있었고 그 소년은 반항을 하며 마지막에는 자신을 자해하는 장면을 여과 없이 방송했다.

놀라운 것은 인터넷 방송을 실시간으로 즐기며 댓글을 달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사람들은 흥미롭다는 듯이 그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과연 왜 그 소년은 이런 일을 한 것일까?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일까? 그 소년의 부모는 얼마 전 이혼을 해 결손 가정이 된 상태였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사춘기의 소년은 욕구불만과 정서불안으로 그런 일을 감행했을까?

놀라운 것은 그 소년의 의도가 단지 온라인에서 유명해지고 싶었다는 발상에서 이루어졌다고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혹스러웠다. 학교 선생님이나 주변은 그 소년이 주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존재감도 없는 전형적인 외톨이였다고 증언했다. 그 소년은 외로운 게 확실해 보였다. 삐뚤어진 생각과 정서적 불안으로 그런 일들을 감행했고 온라인에서 스타가 되었다는 생각에 만족하는 듯 보였다.

인터넷은 문명의 이기이다. 더구나 한국은 세계 최고의 IT 강국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벌어지는 이런 모습들은 문명이 가져다 준 역기능이다. 이 소년은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정서적 안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잘못된 가치를 재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명해진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책임과 의무를 수반해야하는지 알 필요성이 있다.


유명인에 대한 주위의 기대치는 매우 높다. 행동의 제약이 있다는 불편한 요소를 감수해야 한다. 더욱이 자신을 절제하고 책임 있는 행동으로 삶을 갈고 닦아야 한다.


얼마전 내 측근이 개인적인 신상을 발표해서 온 국민의 관심의 대상이 됐다. 물론 그가 원하는 시기가 아니지만 축하해야 할 일이고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도록 지켜봐야할 때라고 본다. 어떤 일이든지 좋은 말로 주변의 측근들을 배려한다면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아무런 상관없는 남의 일이라고 해서 죄의식 없이 무책임한 말들을 하고 그냥 재미 삼아 '유비통신'을 남발하며 서로에게 생채기를 주는 일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우리의 삐뚤어진 시선과 방종이 그 소년의 잘못된 인식을 부추긴 건 아닌지 자책해 본다. 그 방송을 보는 내내 씁쓸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 건 비단 나뿐 만은 아닐 것이다.

무섭고도, 개탄스럽다.

P.S 참고로 나는 컴맹이다. 자랑은 아니다.


출처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