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다망

[공형진의 공사다망] 측근_2009.10.5

조소연 2010. 7. 14. 05:20

내가 이 칼럼을 쓴 지도 벌써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상의 소소함을 부족한 솜씨로 힘겹게 쓰고 있는 줄 내 측근들은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언젠가도 언급했지만 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관심 있게 생각하는 부분이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과 그 사람들간의 관계이다.

잘 아시다시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아왔고 서로의 관계로 세상의 희로애락을 함께 공유한다. 경우에 따라 사람의 능력보다도 어떻게 인간관계를 더 잘하느냐가 그 사람과 주변을 평가하고 인정받는데 큰 잣대가 된다.

자, 그럼 과연 피를 나눈 가족 외에 지인이나 측근 같은 준거집단은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떤 경우에는 가족보다도 더 큰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얼마 전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는 배우 신현준의 소식을 접하면서 참으로 당황스러웠다. 사건이라면 사건일수 있는 폭력시비에 휘말린 일들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그 대상도 다름아닌 최측근과의 일이어서 더욱 놀라웠다. 사건에 연루된 그 매니저 친구 역시 내가 잘 알고 있던 터라 무어라 말하기가 참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사건의 요지는 신현준이 그의 매니저를 상습적으로 폭행했다는 것이었다. 가장 호흡이 잘 맞아야 하고 일거수일투족을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사이에서 나온 불협화음이기에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무조건 신현준의 잘못인 것은 분명하다.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없음이 명확한 사실이기에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설령 그것이 상대방의 과오에 의한 사랑의 매 형식의 체벌이었다고 할지라도 당하는 사람의 입장이 다르다면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신현준을 다른 사람들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이번 일이 실수였다는 것도 미루어 짐작하건데 그럴 것이다. 신현준의 매니저는 지금껏 6년여를 같이 일한 친구다. 평소 성격도 괜찮고 신현준과의 관계도 친형제처럼 돈독했다. 그런 친구가 지금껏 상습폭행을 당했다면 왜 지금까지 무려 11작품이나 할 때까지 같이 일을 했던 걸까?


아무리 직업적 특성 때문이고 취업이 어려운 때라지만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닌데 상습폭행을 묵과하며 그렇게 지낼 수 있었을까? 또한 그 친구가 그런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면 회사의 상관이나 대표보다 왜 언론과 먼저 접촉을 하고 사건이 접수된 관할 경찰서인 수서경찰서가 아닌 강남경찰서에 고소를 하고 연락을 끊었을까.

서로가 지내다 보면 더러는 의견충돌이 일어나기도 하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도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어떤 경우라도 폭력이 미화되고 폭력이 해결책일수 없다. 하지만 희로애락을 같이하고 동고동락하는 인간적인 관계에서 꼭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관계로 전락하는 것이 안타깝고 아쉬울 뿐이다.

물론 나는 정확한 사건의 내막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같은 업계에 있는 후배로서 씁쓸하고 슬프기도 하다. 누구를 믿고 의지하며 속내를 드러내야 한단 말인가? 신현준을 포함해 그 친구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하지 못했지만 다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끝으로 내가 알고 있는 신현준은 그렇게 폭력적인 유형의 사람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P.S - 현준 형, 그러게 늘 역지사지 하자 했잖우. 모든 사람들이 다들 자기들 마음 같진 않다우.

출처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