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Saturday Night `약국외 판매 논란` 풍자_2011.12.11
배우 공형진, 영화감독 장진 '약국외 판매' 코미디 풍자 소재로 삼아
'웰컴투동막골', '굿모닝 프레지던트', '아는 여자'로 유명한 영화감독인 장진 감독이 연출하는 한국판 Saturday Night Live에서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를 둘러싼 상황을 풍자했다.
Saturday Night Live는 미국 NBC 방송에서 지난 1975년부터 현재까지 37년간 방송하고 있는 시사풍자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소재는 정치, 사회, 경제, 연예 등 전반에 걸쳐 다양하며 철저한 각본과 배우들을 통해 사회의 주요 쟁점을 콩트식으로 풍자한다.
대통령이나 사회 유명인사 및 연예인들이 게스트로 출연하며 이들을 통해 사회의 이슈나 정치 등 다양한 내용을 다뤄 폭넓은 시청자층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지난 10일 오후 11시에 방송된 Saturday Night Live Korea(이하 SNL)의 한 코너인 장진의 뉴스업데이트에서는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허용을 둘러싼논란'을 풍자의 소재로 골랐다.
장진은 "보건의료 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만큼 신중한 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요새는 정책을 넘어서 정치적인 논란까지 확대됐다"며 코너를 시작했다. 여기에 제약유통업계 전문가로 설정된 영화배우 공형진도 함께 코너를 이끌었다.
공형진은 "주요 쟁점이 안전성과 편의성이다 보니 이를 둘러싼 각 이해단체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솔직히 약을 어디서 팔든 상관이 없다. 어디서 파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파느냐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공형진은 "약국에서 활명수를 하나 달라고 하면 약사는 '소화가 안되세요?' '어디가 불편하세요?' '여기가 아프세요?' '소화불량이 아니라 장염 같은데 구토나 설사는 안하셨나요?' 라고 하지 않는다"며 약국외 판매 논란 중 화두가 됐던 복약지도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전국 약 1만 8천여개 중 무작위로 18개의 약국을 선별해 찾아가 '활명수를 주세요'라고 했을 때 약사가 가장 많이 하는 대답 3가지를 발표했다.
3위는 '몇병이요' 2위는 '활명수만 드시면 안되고 훼스탈 같이 드세요' 1위 '육백원입니다'였다.
공형진은 "더도 덜도 말고 6자이다. 이러니 되겠는가. 그렇다고 부작용, 용법 교육(소비자에게)안한다. 이것을 마시면 식욕부진, 손발부종, 사지마비가 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며, 1일 1회 식간에 복용해라 등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며 복약지도의 부재를 꼬집었다. 여기에 끼워팔기와 가격이 더 비싼 제네릭을 권유하는 세태도 풍자했다.
공형진은 "활명수를 달라는데 알모수를 준다. 똑같다는데 150원이 더 비싸다"고 지적했다.
약국만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가정상비약 판매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장진은 "별다른 복약지도 없이 판매하는 약을 편의점에서 팔아도 되는건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여기에 공형진은 "그것도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시급으로 일하는 알바생의 경우 한참 카카오톡(스마트폰에서 이용하는 메신저)을 하는데 '쌍화탕 어디있냐', '임산부인데 파스를 붙여도 되느냐', '종합감기약은 어디 있느냐' 등을 물어보면 편의점 알바생 입장에선 짜증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을 제시했다.
불필요한 약의 소비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약을 사는 사람이 이것저것 묻다가 괜히 미안해져서 눈치보고 신경쓰다가 없던 두통이 생겨 두통약도 하나 더 구매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프로그램 특성상 모든 상황은 웃음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만한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콩트 안에 전문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지는 않다.
일반약 약국외 판매가 일단 국회 안건 상정에서 비켜간 만큼 정책적인 추진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약국외 판매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소재로 쓰일만큼 여전히 논란의 한가운데 있다. 비록 코미디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일반인이 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단적으로 짚었다는 점은 관계자들이 참고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
SNL은 '약을 어디서 파는 것보다 어떻게 파는 것이 중요하다'는 쟁점을 되짚으며 "너무나도 가열찬 논란이 펼쳐지다보면 결국엔 국민들의 우려와 혼란만 커지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출처 : 약업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