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g Story

People 1-② “업복이에게 공형진을 투영시키려 했다”_2010.4.14

조소연 2010. 7. 28. 02:50

“업복이에게 공형진을 투영시키려 했다”

“내가 있는 현장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Q 사실 SBS <연애시대>에서도 심각한 상황에서 힘을 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업복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낸 배우 공형진의 인물 해석의 방법론이라는 게 더 궁금해졌다.

A 사실 대본을 처음 한 번 정독하고 난 다음에는 잘 보지 않는다. 물론 길과 답은 대본에 있겠지만 우선 내가 맡은 캐릭터가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려 하는지 큰 틀로 잡아놓은 다음에 세세한 감정은 그 때 그 때 현장 상황이 닥쳤을 때 몸으로 느끼고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머리로 아무리 다양한 설정을 하고 계산을 해도 실제 현장의 분위기가 어떨지, 어떤 돌발 변수가 있을지는 알 수 없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일단 현장에 가서 상대 배우와 동선을 맞추고 카메라가 돌아갈 때 몸이 느끼는 느낌이 가장 맞는 거라고 본다. 그렇게 자연스럽고 본능적으로 나라는 배우를 투영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니 어떻게 캐릭터를 설정했느냐고 물으면 나도 설명하기 어렵다.

Q 말하자면 머리보단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건데, 그것이 본능적인 반사 신경인 건가, 아니면 숙달된 운동선수의 그것처럼 경험에 의한 것인가.

A 반반인 거 같다. 그런데 내 경우에는 본능적인 게 조금 더 큰 거 같다. 평소에도 큰일이 벌어질 땐 차선책이 무엇인지 빨리 판단하는 편이다. 사실 최선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건데 이미 벌어졌으면 빨리 입장을 정하고 매조지하는 게 위기관리 능력 아닌가. 물론 세월이 만들어준 테크닉을 부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20년 전, 혹은 10년 전에 지금 같은 연기를 했다면 분명 지금과 달랐겠지. 사실 솔직히 말해 지금의 나는 이번 업복이 연기에 대해 만족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1, 2년 후에는 만족하지 못할 거라는 거다. 전작들이 다 그랬다. 당시에는 만족스러운 거 같아도 나중에는 내가 왜 그렇게 했나 싶은 감정이 생긴다. 우리가 일상에서도 3년 전에 찍은 사진 보면 되게 어색하지 않나. 그런 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최선은 없는 거 같다. 그냥 그 때 그것이 최선일줄 알고 다 쏟아 붓는다는 느낌으로 하는 거지. 그러면 나중에 또 허점이 보이고, 다시 그걸 채우려 노력하는 거고.

Q 그렇게 현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감각이 <추노>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사람이 많이 모인 작품에서 잘 드러나는 거 같다. 자기 혼자 하는 연기가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에서 자기 역할을 해내는 느낌이다.

A 맞다. <추노>에는 업복이도 있지만, 대길이도 있고 송태하, 황철웅(이종혁), 천지호(성동일)도 있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자기 몫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 지금 메시가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지만 그 친구 혼자서 잘한다고 해서 꼭 팀이 이기는 건 아니지 않나. 모두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폭발적 시너지를 내는 거고, 그래서 <추노>에서나 <태극기 휘날리며>에서나 난 내 몫을 하려 애를 쓴 거고 그게 다른 사람들과 앙상블을 이뤘던 거 같다.

Q 그렇기 때문에 카메라 바깥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연기만큼이나 중요했을 거 같다.

A 사실 한우 값 많이 들었다. (웃음) 스태프들과 있을 때 간식을 많이 사는 편이다. 산꼭대기에서 깐풍기 30인분 조달해서 먹이기도 하고, 가끔 간식을 걸고 일부러 NG를 낼 때도 있다. 내가 이번에 NG내면 아이스크림 산다고 미리 말하고선 NG내고 한턱 쏘고.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 모인 현장 아닌가. 나는 내가 있는 현장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추노>가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현장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났으면 이 정도로 성공하지 못했을 거다. 내가 특별히 분위기를 주도했다기보다는 모두가 잘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분위기, 아니 그래야만 했던 분위기였다.

Q 그렇게 만들어진 분위기가 결국 카메라 안에서도 잘 드러났던 거 같다. 극 중 노비들이 모여 있을 때는 뭔가 풀어지고 편안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A 사실 무게 있는 역할 한다고 무게를 잡으면 주위 사람이 불편하지 않나. 가령 초복이 역할을 한 민지아 같은 경우에는 신인인데 얼마나 긴장되겠나. 그런데 그 친구가 잘해야 나도 빛이 나기 때문에 그 친구가 최대한 능력발휘 하도록 편하게 해주는 게 궁극적으로 내게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틈만 나면 전화도 하고 현장에서 만나면 바로 대본 보기 전에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그 친구가 준비한 걸 봐주기도 하며 지냈다. 그렇게 최대한 초복이와 업복이의 관계로 이끄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고, 다행히 그 친구가 전폭적으로 믿고 따라와 줬다. 혹여 그 친구가 실수하면 스태프들이 뭐라 하기 전에 “우리 초복이는 하나를 가르쳐주면 딱 하나를 알아”라고 먼저 치고 들어가 부담감을 줄여주려 했고. 그 외에 같이 노비 역할 했던 친구들은 워낙 잘 지내던 친구들이었다.

출처 : 10asia

<다음은 텐아시아에서 퍼온 댓글>======================================================================================

ghdwldornfl(2010.04.15)
이런 무릎팍도사 빵꾸똥꾸같으니라구~ 이렇게 멋있는 배우를 앞에 두고 이런 말 하나 꺼내놓지 못하게 했으니~ 공형진씨 진심으로 반했어요!!!!

모토로이(2010.04.14)
추노도 추노지만 <연애시대>에서 공형진씨 너무 좋았었어요.

nayeje(2010.04.14)
담배 줄여주세요.. 애정하는 배우 공형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