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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오늘을 즐겨라’, 참신한 캐릭터의 인기_2010.9.26

김교석 문화평론가,오즐에 대하여말하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오늘을 즐겨라’(일 오후 6시40분)가 참신한 캐릭터와 다양한 상황극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늘을 즐겨라’는 한 무리의 남자들이 야외에서 팀을 나눠 미션을 수행하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형식을 따른다. 하지만 출연자 7명 중 4명이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봐온 배우들이어서, 기존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는 전혀 다른 화학작용을 이끌어낸다.

일각에서는 예능 초보자인 배우들이 리얼 버라이어티에 적응할 수 없을 거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8월 22일 4%의 시청률로 시작한 ‘오늘을 즐겨라’는 4회 만에 시청률이 7.5%(TNmS)로 오르며, 서서히 팬층을 넓혀가고 있다.

MC들의 캐릭터는 신선하다. 시민들과 ‘손독이 오를 정도’로 악수하는 ‘정치인’(정준호), 사건사고를 일으킨 코 큰 ‘아랍인’(신현준), 눈가 주름이 보일까봐 웃지 않는 ‘꽃미남’(서지석) 등의 캐릭터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는 없던 유형이어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제작진은 이미 친분이 있는 정준호 신현준 공형진 ‘트리오’를 영입해 이들이 방송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교석 문화평론가는 “리얼 버라이어티에 자주 나오는 개그맨과 가수들은 더 이상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지 않아 식상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오늘을 즐겨라’에서는 예능에 거의 출연하지 않았던 배우들을 영입해 식상함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상황극이 유독 많은 것도 특징이다. 배우MC들은 상황극 안에서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재미를 유도한다.

지난 18일 방송에서 정준호가 선보인 ‘헬기 상황극’이 대표적이다. 경기도 이천의 논가에서 정형돈과 이야기를 하던 정준호는 지나가는 헬기를 보고 “거기다 세워 놓으라니까”라며 자신이 헬기의 소유자인 양 능청을 떤다. 이에 정형돈이 “요즘 다들 헬기 한 대씩은 갖고 있잖아요”라고 거들며 정준호의 개그를 살려준다.

‘학교 상황극’(8월 29일)도 마찬가지. 미션을 수행하다 학교를 지나던 중 공형진은 상황극을 제안한다. 신현준은 아랍에서 전학온 여학생 역을 맡고, 공형진은 전학생을 괴롭히는 불량학생으로 돌변한다. 여기에 성격이 안 좋은 학교 ‘짱’ 정준호가 가세하면서 상황극은 엉뚱한 코미디로 귀결된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는 애드리브(즉흥 연기)가 중요하다. 연기 훈련이 잘 된 배우들은 즉흥 연기를 필요로 하는 상황극에 큰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아주는 메인 MC가 없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출연자인 정형돈도 방송 초기에 “메인 MC가 없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때문에 ‘오늘을 즐겨라’는 모 아니면 도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주도적으로 꾸려가는 ‘오늘을 즐겨라’는 모일까, 도일까.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