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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다망

[공형진의 공사다망] 입장의 차이_2009.12.14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경이롭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물론 인류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에 이성과 감정을 둘 다 공유하는 종족은 인간이 유일하다.

이성과 감정을 적절히 배합하며 모든 경우에 적용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특권이자 다른 점일 것이다. 때로는 이성이 감성을 지배하고, 때로는 감정이 이성보다 앞서는 경우도 있다. 어느 것이든 한곳에 치우치게 되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뒤따르게 된다.

이성을 너무 앞세우면 인간적이지 못한 냉혈한 취급을 받게 된다. 감정을 너무 앞세워 행동하면 매사에 경거망동하며 낭패를 보는 무뇌아 단세포 취급을 받게 된다. 이렇듯 인간의 사고와 행동은 이성과 감성의 조화 속에서 나타나곤 한다.

인류의 종족은 남성과 여성 딱 두 종류다. 가장 가깝고 서로의 존재가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는 새삼 설명이 필요치 않을 정도다. 난 요즘 남녀의 차이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다. 아닌 게 아니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국내 초연의 공연인 <내 남자는 원시인>이란 작품은 그 내용이 재미있다.

단순한 재미를 떠나 남녀의 구조적 차이를 얘기하고 있고 그 사례와 더불어 차이점 극복을 위해 해결방안도 제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호평과 공감 속에 기분좋게 공연을 해나가고 있다.


태고적 남성과 여성의 역할의 차이부터 우리가 왜 끊임없이 갈등과 조화를 반복하며 살아가는지를 공부하게 되고 깨닫게 되면서 비단 남녀의 차이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각자 처해있는 환경과 입장의 차이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생각하게 됐다.

예전에도 언급했듯이 인간은 관계의 동물이다. 모든 이들은 서로 관계로 맺어져 있고 그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서로의 입장의 차이가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입장의 차이 또한 오해와 이해의 사이에서 미묘하게 달라진다.

상대방에 대하여 잘 모르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이 오해이고, 그 오해를 불식시키는 게 바로 이해다. 우리가 관계를 이해의 모드로 설정해놓으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자연스레 따라오게 된다. 배려가 거듭될수록 조화는 어렵지 않게 이루어지고 조화로운 삶이 쉬워지면 평화는 쉽게! 정착될 것이다.

자, 입장의 차이라는 것은 다시 말하면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인 것이다. 물론 모든 세상사이치를 단순하게 매듭지어질 수는 없겠지만 출발부터 서로의 입장의 차이를 인정하고 조화를 이룬다면 만물의 영장다운 모습으로 세계평화에 기여하지 않을까,라는 나름의 궤변을 펴본다.

P.S - 내 연극을 보면 훨씬 이해가 빠르다. 하하.

출처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