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표현이지만 다사다난했던 2009년이 열흘 남짓 남았다. 올해는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해였다. 기쁘고 즐거운 일들도 많았다. 애통하고 슬픈 일들도 많았다.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많은 분들이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했던 점이 가장 아쉬움을 줬다. 슬픔을 뒤로 하고 우리는 또 다시 새로운 날들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혹자는 희망을 버리면 자유가 보인다고 했다. 물론 희망을 버린다는 것은 살아가는 의미를 잃는 것이라 생각된다.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희망을 버리면 자유가 보인단 말은 욕심을 버리라는 뜻이 아닐까.
한 해를 정리하는 시점에서 나는 내가 그동안 걸었던 기대치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 기대치라는 것이 참으로 부질없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기대치만 높게 잡고 있다가는 절망의 늪에 빠질 테니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살아간다. 물론 남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가는 이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을 위해 인생을 계획한다.
얼마 전 수영선수 박태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박태환이 누구인가? 한국 수영 역사상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선사한 대한민국의 영웅이 아닌가? 20세의 나이로 말이다.
그런 그가 올해에는 자타가 인정하는 큰 상처를 입었다. 올해 열린 로마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성적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충격 끝에 수영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고 밝혔다.
본인의 충격은 오죽했겠는가? 일부 사람들은 당신의 열정이 없다고 했다니 큰 마음의 상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를 지켜보는 우리는 어떠했는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그도 자격에 걸맞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나라를 대표했었으니까!
하지만 그는 아직 젊다. 어찌보면 아직 어린 나이다. 지나온 공적이 크다고 할지라도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가 된다.
나는 안다. 그의 부담감이 얼마나 컸을지. 인터뷰에서 그는 지난해에 비해 많은 것을 잃었다고 했다. 하지만 분명 더 큰 것을 얻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 중에서 반성해야 할 것은, 작은 일에도 일희일비한다는 것이다. 믿음은 쉽게 흔들려서는 안된다. 우리가 자신을 믿는 것처럼 적어도 우리가 인정하는 사람들에게 관대한 우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P.S 박 선수!!! 내년엔 웃읍시다.
출처 :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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