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외의 삶은 단 한순간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25년 만에 처음 다래끼가 나서, 어쩔 수 없이 선글라스를 끼고 인터뷰에 응할 수밖에 없다고 먼저 양해를 구한 공형진은 알고 보면 연기경력 14년차의 중견배우다. 일찍 연기전선에 뛰어들어서 방송, 연극, 영화 등 모든 영역을 섭렵한 공형진은 사람을 신명나게 하는 애드립의 달인이기도 했다. <박하사탕> <단적비연수> <파이란> <선물> 등 굵직굵직한 영화에서 얼굴을 비친 공형진은 이제 자신의 이름을 주연배우란에 올리게 되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에 이어 <라이어>는 그의 두 번째 주연작이지만 공형진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자신은 지금까지 주연과 조연의 경계를 두며 연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다음 행보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공형진이 가지고 있는 이런 프로다움 때문 일 것이다.
한국영화는 그가 나오는 영화와 안 나오는 영화가 있다
모 영화 포탈사이트에서 ‘공형진’이라는 이름을 치면 23편의 영화가 검색되어서 나온다. 그런데 정말 그가 출연한 영화는 23편 밖에 안 되는 것일까? 한국영화는 공형진이 나오는 영화와 안 나오는 영화가 있다는 말이 농담 아닌 진담처럼 들릴 정도로 그는 요 근래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공형진의 말을 빌리면 그 영화 사이트의 정보가 잘못된 것이었다.
“그 영화 사이트 주소가 어떻게 되죠. 우리나라에서 최다 영화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사이트가 맞긴 맞나요.(웃음) 제 기억이 아직도 녹슬지 않았다면 24편이 맞아요.” 그 영화 포탈 사이트에서 빠진 한 편의 영화를 찾기 위해 공형진과 스무고개를 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연극 <라이어>와의 추억, 11년 만에 관객이 아닌 배우로서 <라이어>를 바라보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전국을 과외 열풍에 빠지게 한 김경형 감독이 두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라이어>는 레이 쿠니의 원작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연극 <라이어>는 93년도에 <심바새메>라는 이름으로 초연된 이후, 11년이 지난 지금도 대학로에서 줄을 서서 봐야 할 정도로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다.
지난해 <태극기 휘날리며>를 찍고 있을 때 이 작품의 캐스팅 제의를 받은 공형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출연 계약서에 서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이 작품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이름이 타이틀로 걸린 <라이어>로 관객과 만나는 이 순간을 계속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공형진은 자신의 스크린 데뷔작인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에서 김경형 감독을 조감독과 배우로 만난 바 있었다.
코미디 연기가 하기 쉽다는 편견은 버려
공형진의 필모그래피에서 발견되는 작품들의 공통점은 웃음이다. 하지만 공형진이 보여주는 코믹 연기는 다른 배우들이 넘볼 수 없는 특별함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출연하는 장르의 색깔마저 바꿀 정도로 인상 깊은 연기를 매 작품마다 선사했다. 심지어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작품에서도 그는 비극이 주는 슬픔을 다소 완화시키는 완충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질문을 바꿔볼까요? 사람들을 웃기게 하는 연기, 울리게 하는 연기, 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 중 연기자가 가장 하기 어려운 연기는 어떤 것일까요. 저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연기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해요. 코믹연기 전문배우라는 수식어를 저의 이름 앞에 갖다 붙여도 상관없어요. 그렇지만 단지 장르가 코미디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보기도 전에 평가절하하지 말아주었으면 해요. 코미디는 절대로 가벼운 것만은 아니에요. 진지함이 없다면 그건 개그 밖에 안 되죠. 진정한 코미디는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형진(2) - 배우 이외의 삶은 단 한순간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에 계속)
출처 :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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