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사 스크랩/2010 history

공형진 “나는 미친 체력의 소유자”_2010.2.15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증이...


KBS 2TV '추노' 속 공형진(41)의 모습은 생경하다. 일단 웃음기가 싹 가셨다. 무심한 표정으로 퉁명스럽게 강원도 사투리를 내뱉는다. 낮에는 노비지만 밤엔 전복을 꿈꾸는 저격수가 된다. 이런 공형진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업스나이퍼'란 애칭으로 뜨거운 호응을 보낸다. 지난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총든 업복 폼나지 않나

공형진이 '추노'를 처음 접한 건 지난해 여름. 곽정환 PD는 당시 그가 출연하던 뮤지컬 '클레오파트라' 현장에 대본을 들고 찾아와 "형님이 아니면 업복이는 안 된다. 업복이는 내 마음 속 주인공"이라며 설득했다.

"대본을 보고 푹 빠졌죠. 지금껏 익숙했던 궁중 사극이 아니라 노비들의 이야기란 점이 새로웠죠. 게다가 장혁이랑 오지호는 칼들고 싸우는데 전 총들고 다니잖아요. 폼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0년차 공형진에게 사극은 첫 도전. 시청자들의 칭찬에 한결 자신감을 얻었다. "오늘 KBS에 갔다가 김수로를 봤어요. 제가 총쏘는 장면을 흉내면서 '오 꼭 흉내내고 싶었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더군요. 또 강원도 강릉이 고향인 후배가 '형 사투리 죽여요'라고 말해줘 힘이 났죠."

'업복이'는 호랑이를 잡던 관동 포수였지만 집안의 빚 때문에 노비가 됐다. 탈출을 감행했다가 추노꾼 대길(장혁)에게 잡혀 도망노비 문신을 얼굴에 새겼다.

"드라마 후반부터 업복이가 갈등의 키를 쥔 인물로 부상합니다. 사랑과 이념 사이에서 갈등을 하면서…. 스포일러가 될까봐 더 이상은 알려드릴 수 없네요."

난 아직도 연기에 갈증

공형진은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다. 구랍 12월부터 일인극 '내 남자는 원시인'을 공연했고 그 사이 영화 '방자전'도 찍었다. SBS 파워FM '공형진의 씨네타운'과 tvN '택시'의 DJ, MC까지 맡고 있다.

"제가 미친 체력의 소유자거든요. 그런데 올 겨울은 혹시라도 쓰러질까봐 홍삼, 종합비타민을 달고 살아요."

이렇게 일에 매달린 건 2008년 찾아온 슬럼프를 떨쳐내기 위해서였다. 재작년 준비했던 영화 네 편이 줄줄이 엎어졌고 불청객 우울증이 찾아왔다. "우울증에 빠져 있을 때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그래서 정신없이 달렸어요. '일'이 약이 됐는지 어느새 다시 에너지가 충전됐어요."

1990년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데뷔한 공형진은 여전히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다고 했다.

"딱 연기 인생 절반쯤 와있어요. 20년이 됐지만 지금도 연기엔 갈증이 계속되죠. 관객 입장에서 '돈을 지불해도 아깝지 않은 배우'로 남고 싶어요."

인터뷰 끝 무렵 장동건의 근황에 대해 물었다. "동건이 열애설 나고 전화를 200통은 받았나 봐요. 측근들 스캔들은 다 알고 있지만 제가 얘기한 건 하나도 없죠. 그러니까 저에게 마음을 터놓고 고민을 나누는 거겠죠." 불쾌하지 않게, 더이상 질문하지 못 하게 하는 센스도 이 정도면 '선수'급이다.


출처 : ISP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