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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g Story

"뚱보 아줌마 분장 섹시댄스…제 뮤지컬 연기 상상되나요"_2012.7.23

'헤어스프레이' 열연 공형진 씨
이제야 연기하는 재미 느껴…스펙트럼 넓은 배우 되고파

“공형진이 도전하면 뭐든지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라디오는 청취율 대박나고, 토크쇼에는 유명 게스트 다 나오게 하고, 연극은 원캐스트(한 배역을 배우 한 명이 연기)로 소화한다’고 늘 다짐하죠.”

배우 공형진 씨(43·사진)는 멀티플레이어다. 남들은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도 힘들다는 방송·영화계에서 연기자로, 라디오 DJ로, MC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이번엔 ‘헤어스프레이’(8월5일까지, 충무아트홀)로 뮤지컬 무대도 달구고 있다. 공씨의 뮤지컬 도전은 2009년 ‘클레오파트라’ 이후 두 번째다.

“‘헤어스프레이’는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1960년대 미국이 배경이에요.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인물, 흑인 등 소외계층 사람들이 TV 댄스경연대회에 나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 화합하는 과정을 그렸죠.”

영화로 먼저 나온 헤어스프레이는 2002년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초연됐다. 공씨는 주인공 트레이시의 엄마 에드나 역으로 나온다. 의상 디자이너를 꿈꿨지만 현재 세탁소를 운영하고, 비만 콤플렉스 탓에 집 밖에 나가려고 하지 않는 인물이다.

“먼저 나온 영화에서 남자가 에드나 역을 했대요. 덩치가 크고 코믹연기를 하는 데 남자가 제격이라는 생각이었던 거죠. 브로드웨이 초연 때는 감독이 제일 친한 남자친구에게 에드나 역을 맡겼다더군요.”

공씨는 “여장을 하는 게 제일 어렵다”며 특유의 너스레를 떤다. “공연하면서 여자들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속눈썹을 처음 붙였을 땐 결막염까지 걸리고 난리도 아니었죠.”

올해로 22년째 배우생활을 하고 있는 공씨는 “이제서야 연기하는 재미를 알 것 같다”고 했다. “전에는 ‘연기를 못한다는 지적을 받으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일했는데 좀 부담이 됐나봐요. 드라마 ‘추노’를 하면서부터 현장 연기가 정말 재미있어졌어요.”

공씨는 1990년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박하사탕’ ‘파이란’ ‘선물’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다. 영화판에 발을 딛고 나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던 얘기도 털어놓았다. 대신증권 사장을 지낸 아버지를 둔 그는 엘리트 집안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다.

공씨는 코믹연기의 달인이란 소리를 듣는다. 뚱뚱한 아줌마 분장을 하고 섹시댄스를 추거나, 상대 배우와 애드리브를 주고받을 때는 “역시 공형진”이란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이제는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공형진이란 배우가 갖고 있는 캐릭터를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희극과 비극을 넘나들며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작품이라면 공개오디션도 마다하지 않을 거예요.”

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