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얘기했다.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그가 지향했던 학문적 성향이 개인주의적 실존주의라 이해가 된다. 또한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게 예기치 못했거나 원치 않는 피해를 입고 시달렸을 때 그 의미조차 무의미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인간은 환경에 너무나 민감하게 지배를 받는 동물이기에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이 우리네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누구나 예외 없이 5,6세가 되면 사회적 활동을 시작한다. 가족의 보살핌 이외에 어느 집단에 속하게 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인생살이의 준비를 한다. 때로는 가족보다 훨씬 더 의미를 부여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더불어 인생의 희로애락을 논하게 된다.
어느 누군가가 자신의 목숨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지인이나 친구가 5명만 되더라도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인연을 키워가지만 자기의 모든 흉허물을 덮어주고 이해해주는 관계를 만들기란 그리 쉬운 일은 분명 아닐 듯싶다.
더구나 나이를 먹을수록 아무런 이해에 얽매이지 않고 허심탄회한 관계를 맺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인 것이다. 그래서 인간관계를 잘 맺고 꾸려나가는 사람들이 이 사회에 존경받는 인물로 회자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이다.
나는 곧잘 '마당발'이라는 이미지로 부각되어 '인맥 관리'의 노하우에 대한 질문들을 종종 받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밝혀둘 것은 나는 사실 마당발이 아니다. 의외로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물론 성격이 외향적이고 활동적이긴 해서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만나는 족족 속내를 터놓는다거나 금방 친해지지는 않는다.
내 안에 틀을 만들어 놓고 일정기간을 통해 상대방과 나와의 기준을 맞추고 경험한 후 비로소 마음을 전하는 편이다. 그 이후에 관계가 돈독해지면 진심을 다해 표현하려 애쓴다. 그리고 친해지면 질수록 더 예의 있고 바르게 대하려 노력하는 것이 인맥관리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단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허술하게 상대하고 막대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관계라는 것은 이때부터 어긋나기 시작한다. 가족이나 친구관계도 마찬가지다. 관계라는 것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쌍방통행이고 누가 얼마만큼 배려하느냐에 훨씬 더 많은 서로의 발전이 이루어 진다고 본다.
이 각박하고 험난한 세상에서 피를 나눈 가족 이외에 서로를 따뜻이 보듬고 안아줄 관계가 형성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말이다. 관계는 곧 소통이다. 작금의 우리사회가 난국의 일면을 보이는 것은 서로의 입장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소통하지 않으려는 데에서 시작되는 게 늘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P.S 오랜만에 잊고 지낸 친구들에게 연락해봐야겠다.
출처 :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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