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지구에 인간이 나타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인류는 발전과 진화를 거듭해왔다. 과연 창조론이 맞는 것인지 진화론이 맞는 것인지 알수 없는 일이다. 어찌됐든 인류가 놀라우리만치 발전해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불과 몇 십년전까지만 해도 도저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누가 컴퓨터가 세상을 지배하고 걸어다니고, 스스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꿈이나 꾸었겠는가? 또 IT산업의 번영으로 그야말로 세계는 시시각각 급변하면서 정보를 공유하며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기술이 과연 얼마나 우리의 삶에 우리의 영혼에 질적 향상을 가져왔을까? 인류의 삶에 좋은 영향을 얻고자 인간은 질적상승을 지향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한 삭막하고 피폐해진 또 다른 뒷면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불과 90년대 초반 컴퓨터나 휴대폰이 보편화 되지 않았을 때만해도 생활하는데 있어서 그리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요즘 인간이 편하고자 만들어낸 문명의 이기 때문에 인간관계에 있어서 도덕적 상실이나 인간성의 아노미 현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 같다.
온라인 상의 도덕적 해이와 더불어 지켜져야 하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는 정말 심각하기까지 하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책임감도 없이 해대는 악플과 댓글의 홍수는 서로가 소로에게 불신감을 조장하고 나아가서 인간성의 상실도 이제는 무감하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일면식도 없는 상황에서 개인의 자유를 표방하며 해대는 악의적 댓글들은 보이지 않는 살인과도 같은 무서운 역기능인 것이다.
에릭 슈미트란 사람이있다. 컴퓨터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사람으로 인터넷에서 쓰이는 자바(Java)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이며 현 오바마 정권의 IT정책고문을 맏고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얼마전 모 대학 졸업식에서 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청년 여러분, 부디 컴퓨터를 끄십시오. 그리고 휴대폰도 내려놓으십시오. 그래야 사람이 보입니다"라고.
어떤 기술도 사람보다 먼저일 순 없고 어떤 편리함도 진심보다 중요할 순 없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우선 순위는 어떻게 설정돼 있는 걸까? 편리함 때문에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사는 요즘이다. 결국 우리는 따뜻한 정을 교감하며 살아가는 인간들이다 가급적이면 기계를 멀리하고 직접 살갗을 맞대는 심정으로 인간성 회복에 관한 관계를 진심으로 느끼고 키워가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좀더 사는 맛이 나지 않을까?
p.s 참고로 나는 컴맹이다.
출처 :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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