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읽었던 수많은(?) 책들 중에 가장 이해가 되지않는 책이 바로 토끼와 거북이였다. 어린 나이에도 그 책에 등장하는 토끼가 왜 거북이에게 져야만 하는지 너무 화가 났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그 우화가 주는 교훈은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라도 성실과 겸손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그 재능을 만개하지 못한다라는 인생의 지침을 주려는 의로운 이야기인 것은 안다. ‘하지만 왜 그 토끼는 그렇게 게으름과 방심을 반복하고 일삼았을까?’하는 다소 엉뚱한 상상 때문에 안타까웠다.
지금으로부터 약 15년전 쯤에 내가 야구보다 축구에 미쳐 지낼 당시 중학교 코치를 하던 내 친구들을 통해(당시 내 친구들은 축구 엘리트가 많았다. 국가대표를 지낸 친구들도 꽤 있었다.) 자기 학교에 천재가 한명 입학해서 잘 성장하고 있다고 자랑스레 얘기하던 기억이 있다. 이천수. 그 천재라고 불리던 아이의 이름이다.
그 아이는 그 명성 그대로 축구에 관한한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거쳐 그야말로 모든 운동 선수들의 로망인 국가대표로 성장한다. 축구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수 많은 영광도 함께 누린다. 국가대표 발탁 및 활약. 월드컵 4강 신화 동참. 국내프로리그 우승 및 MVP수상.
세계 프로 축구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스페인 리그 진출.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초특급 스타 플레이어. 등등 마치 모든걸 다 이룬 것처럼 보이는 그야말로 화려한 천재의 모습으로 그 위용이 대단했다.
그러나 그렇게 잘 성장해주길 고대하고 바랬던 바램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끊임없는 돌발행동과 성숙치 못한 매너 성실하지 못한 태도 등으로 그는 지금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난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그의 능력을 사랑한다. 그는 분명 천재다. 그 근성과 축구에 대한 센스는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우린 지금 천재 한 명을 잃은지도 모른다. 그건 분명 본인의 책임이다. 개인적인 친분으로 몇 해 전 천수를 만나 이러저러한 충고를 형이랍시고 한적이 있다. 지금은 본인이 가장 힘들겠지만 결국 모든 일은 본인이 자초한 것이다.
축구선수는 축구를 열심히 잘 할 때 가장 멋있고 좋아 보인다. 천수는 축구외에 너무 많은 일들에 연루되어 있었던 적이 많다. 그의 재능과 그의 근성을 사랑하고 인정하는 나로서는 참 많이 안타깝다. 부디 하루 빨리 마음을 다잡고 다시는 후회와 회한을 반복하지 않길 빌어본다.
인생을 살다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이 결코 호락호락 하지는 않다라는 생각. 눈가리고 아옹은 결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이 부질 없다는 생각.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결국 모든 선택과 결정은 본인 몫이다.
P.S 이천수와 박지성의 차이는 무엇일까?
출처 :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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