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다.
박영길(45).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아버지로, 남편으로 가족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던 분이었다. 그러나 희귀병인 '버거슨씨병'으로 결국 한쪽 다리를 잃었다. 얼마나 깊은 좌절과 절망에 휩싸였겠는가? 갑작스럽게 장애를 갖게 될 것을 꿈엔들 했겠는가? 보통사람 같으면 아니, 나 같으면 마음의 평온을 쉽게 찾지 못하고 큰 방황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길씨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더 성실하게 직장 생활에 나서고, 2년 전에는 의족을 착용한 채로 복싱을 시작해 아마추어 복싱대회에 참가했다. 최우수 선수상 수상이란 기적도 일궈냈다. 한쪽 다리가 불편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 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정말 믿기지 않은 정도로 놀라웠다.
영길씨가 이번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마라톤 풀코스 완주가 그것이다. 마라톤 완주야 말로 오랜 기간 체계적 준비가 없이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 아닌가. 영길씨는 지난 1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15km 내외를 달리고 또 달렸다. 의족을 끼운 발에 마비가 오면 잠시 쉬고 또 이내 다시 달렸다. 결코 자신과의 싸움에서 타협하지 않았다.
결국 대회 당일 마침내 7시간 1분45초라는 기록으로 잠실 메인 스타디움 골인 지점에 골인했다. 모든 주자들이 도착하고, 차량 통제가 다 끝나도록 달리고 달린 결과다. 그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눈에는 눈물과 함께 기쁨의 미소가 번졌다.
나도 울고 말았다. 그에 대한 경외와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영길씨는 이렇게 말했다. "주위에서 다들 대단하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일상에서 평범하게,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 싶은 소망을 지닌 사람일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내 머리 속은 엄청 복잡하고 부끄러웠다. 나는 일상에서 얼마나 감사하며 살고 있었나? 난 얼마나 빈약하고 보잘 것 없는 의지력의 소유자인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했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다. 불굴의 의지라 하지 않던가? 이 험난한 세상에 자기 자신을 세울 수 있는 힘은 꺼지지 않는 열정과 할 수 있다는 의지 뿐이다. 다시 한번 반성과 일깨움을 주신 이야기 속의 주인공 박영길씨께 감사한다.
P.S 영길씨! 당신은 저보다 위대합니다!
출처 :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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