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사다망

[공형진의 공사다망] 마더 김혜자 연기 신의 경지에 오른듯_2009.5.25

사람이 태어나서 제일 처음 배우는 말은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특수한 상황을 제외 하고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엄마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혹은 본능적으로 배우게 된다고 생각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엄마가 계시고 세상 대부분 여성들은 생명을 잉태하고 한 사람의 엄마가 된다.

'여성은 약한 존재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란 말도 있듯이 자식들에게 어머니의 존재란 절대적이라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본능적으로 행하게 되는 자식에 대한 무한애정과 무조건적인 희생 그 어떤 관계에서도 어머니의 사랑보다 절대적 가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그 힘은 실로 위대하고 숭고하기까지 하다. 하물며 어버이날 어머님 은혜란 노래만 들어도 가슴 깊은 곳에서 용솟음 치는 벅찬 감동은 무어라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뜨거움 그 자체일 것이다.

나의 어머니 또한 자식들에 대한 지극정성으로 요즘도 자나깨나 기도하고 기원하며 당신 자식들의 성공과 안위를 위해 모든 생활의 리듬을 맞추고 계신다. 그만큼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아버지들과는 사뭇 다른 모성애로 불변의 진리의 대명사로 자리를 지키고 계신다. 어머니들의 크신 사랑이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동소이 하다 해도 무방한 사실이거니와 그 본질에 대해 거듭 얘기하는 것은 어찌 생각하면 시간 낭비일 듯 하다.


며칠전 나는 또 한편의 한국영화의 광휘를 보았다. 바로 국가 대표급 감독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인 <마더>를 본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졌다는 것이 정말이지 자랑스러웠고 감독님 이하 주인공이신 김혜자 선생님의 접신에 경지에 오르신 연기력에 고개 숙여 경외감을 표하고 싶었다.

실로 소름까지 돋는 그분의 연기를 논한다는 것이 내 짧은 표현력의 한계를 극명하게 느끼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는 김혜자 선생님께 바치는 헌정영화라고 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만큼 또한 그분이 아니면 그 영화는 무의미 했을 정도로 그분의 그분을 위한 그분에 의한 영화였다.

앞으로 보실 분들을 위해 작품의 줄거리는 자제하도록 하겠다. 나오는 배우들 모두 각자 캐릭터에 철저히 녹아들며 이뤄내는 조화들이 -내가 이 나라 배우라는 사실이 기쁠 정도로-실로 대단했다.

어미라는 특수한 관계에서만 이해가 가능한 인간 내면의 심리상태를 감독은 섬세한 디테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쉴새 없이 사로 잡는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어머니의 모성애는 그것이 다소 뒤틀린 설정과 상황에서도 빛을 발휘한다는 사실이 나로 하여금 숙연케 했다. 이번 영화로 많은 사람들이 또 한번 벅찬 감동과 더불어 많은 생각에 잠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말 대단한 영화다.

P.S 김혜자 선생님은 사람이 아니신 것 같다.


출처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