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극 <내 남자는 원시인> 공형진①, “내 브랜드 꿈꾼다”
공형진이 큰 목소리로 반갑게 인사한다. 그의 목소리로 11월 23일 오후 3시 30분 청담동 카페 ‘오늘’의 공기는 한층 가벼워졌고 나른할 법도 한 오후가 금방 활기차게 바뀌었다. TV 안의 공형진처럼 실제의 공형진도 주변사람들에게 그 유쾌함과 활기를 전파한다.
공형진의 이런 활기는 올해 들어 장르 구별 없이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매일 SBS 파워FM <공형진의 씨네타운>을 진행해야 하고, 매주 한국일보에 <공형진의 공사다망> 칼럼을 써야 하고, 매주 tvN의 현장토크쇼 <택시>의 MC도 봐야 한다. 여기에 드라마와 영화 촬영 스케줄은 별도다.
당장만 해도 그랬다. 인터뷰를 끝내고 드라마 <추노>의 야외촬영장인 문경으로 가야 했다. 바로 돌아와서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해야 하고, 다시 주말에는 tvN <택시> 촬영차 홍콩에 가야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그를 정신없게 만드는 일은 역시 연극 <내 남자는 원시인>이다. 주연을 맡은 <내 남자는 원시인>이 12월 3일 오픈을 이제 겨우 열흘 남겨두고 있었다. <내 남자는 원시인>은 일인극이다. 거기에 더블캐스팅도 없이 혼자서 70회 공연이다. 책임감이나 무게가 여느 유명배우의 연극 출연과 다를 수밖에 없다.
이쯤 되면 그가 <내 남자는 원시인>을 선택한 것은 배우의 욕심이라고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 이런 부담을 선택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선택한 <내 남자는 원시인>은 어떤 연극일까?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70회를 혼자 이끌어야 하는 부담감은 어느 정도일까? 그에게 <내 남자는 원시인> 이야기를 들어본다.
♠ <내 남자는 원시인>이 초연이라 알려진 게 별로 없어요. 캐릭터와 내용 소개 부탁드려요.
캐릭터는 우리가 흔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40대의 평범한 남자에요. 그리고 그게 어쩌면 내용일 수도 있어요. 무슨 이야기냐면, 이 지구에서 남자 여자의 성별이 두 가지가 있지만, 조물주께서 원래 만드실 때부터 남자와 여자는 근본적으로 달라요. 똑같은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구조나 생각하는 것들이나 인지하는 것들이나 상당 부분 다르잖아요. 가령 여자들이 현대의 남자들을 웬수같고 힘들게 하는 존재들로 인식되어 있지만 과연 그 인식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이냐, 현대의 남자들만 그렇게 취급을 당하는 것이냐, 아니면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봤더니 그때서부터 정말 그랬던 것이냐 라는 가설로 이야기가 시작돼요. 원시시대부터 남자와 여자는 역할이 달랐고, 역할이 달라서 지내오다 보니깐 여러 가지 마찰이 있었는데 결국엔 남자 여자가 서로 상호보완작용을 통해서 정말로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불가결의 어떤 관계로 남게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 뭐 이런 요지의 이야기예요. 사실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이야기고 누구나 다 공감하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들이다, 이게 초점이에요. 이걸 알면 알수록 서로가 서로에게 좀 더 배려하고 이해를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내용이에요.
♠ <내 남자는 원시인>은 브로드웨이에서 최장기 공연인데 국내에서는 초연이고, 일인극이고, 이렇게 조건 자체가 부담스럽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한 혹은 선택 받은 이유가 있다면?
2주 동안 계속 악몽에 시달려요.(웃음) 대본을 다 외웠는데 잘 모르겠어요. (대본을 보여주며) 이 대본 보면 알겠지만, 이게 무슨 수필 한 권을 외우는 것과 똑 같아요. 솔직히 이것 자체가 대단히 부담도 되요. 그런데 이게 재미있는 게, 그렇게 큰 리스크를 가진 작품이기 때문에 참 좋아요. 그리고 배우로서 욕심을 낼 만할 상황이고. 만약에 이게 초연이 아니고 일인극이 아니었다면 제가 선택 안 했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지금 알다시피 워낙에 겨를 없지만 이 작품을 욕심 낸 건, 무식이 용감인지도 모르겠지만(웃음), 그만큼 좋은 작품이었기 때문이에요.
♠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신 포인트가 있을 것 같아요.
그게 뭐냐면,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우리가 뻔히 알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일깨워 주고 알게끔 해줄 수 있는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고, 거기에 제가 조금 더 재밌고 유쾌하게 풀어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공형진①-2, “내 브랜드 꿈꾼다”에 계속]
출처 : 맥스무비 김형호 기자
(2009년 10월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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