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ong Story

공형진①-2, “내 브랜드 꿈꾼다

 

♠ 이런 것도 부담일 것 같아요. 주인공 이름이 ‘형진’이잖아요. 이게 내포하는 것은 단순히 초연을 넘어서 앞으로 ‘공형진의 <내 남자는 원시인>’이 기준점이 되어서 또 다른 버전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잖아요. 그런 기준점이 된다는 것도 큰 부담일 것 같아요.


그렇죠. 그게 제일 부담이면서 그게 제일 큰 메리트에요. 양날의 검인데. 그러니깐 그게, 그것을 어떻게 잘 소화해내고 내 것으로 버무리냐에 따라서 판도는 달라지는 거죠. 아까도 잠깐 이야기 했지만 이 공연은 나 혼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대사를 내가 까먹어도 다른 이야기로 대처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정반대에요. 오히려 대본을 더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고 암기가 완벽히 되어 있어야 제가 거기 안에서 어떤 것이든지 풀어나갈 수 있어요. 그런데 그 근간이 충실하지 못하고 흔들려 버리면 산으로 가는 거죠. 제 머리 속이 하얘진다거나 막히면 어느 누구도 도와줄 사람이 없는 거죠. 해결이 안 되는 것이죠. 그러니 혼자 하기 때문에 생각나는 대로 막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 그러면 학창시절에도 일인극을 경험해 보신 적 있으세요?


없어요. 처음이에요. 그리고 전 원맨쇼도 해본 적이 없어요. 흠, 사실은 이게 기

존의 모노드라마였더라면 안 했을 거예요. <내 남자는 원시인>은 얼마만큼 관객의 반응이나 호응을 유도하면서 나의 할 이야기를 그만큼 집중력 있게 잘 전달하느냐가 관건이거든요. 쉽게 이야기 하면 모노드라마는 어떤 드라마투르기가 있어서 거기에 감정의 시간을 벌 수 있는 텀이라도 주어지는데, <내 남자는 원시인>은 제가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부터 무대에 나오는 그 순간까지 단 일초도 쉬지 않고 이야기해야 해요. 그러니깐 뭔가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이지지 않으면 끝나는 거죠.


♠ 관객이랑 토크쇼 하는 것과 마찬가지겠어요. 이게 또 우리가 알고 있는 ‘공형진’과 원맨쇼는 이미지가 맞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바로 그거에요. 관객하고 토크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깐 그 기대가 충족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이게 충족이 안 되면 “뭐야, 잘 하지도 못하면서 왜 욕심냈어?” 이런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죠.(웃음)


♠ 번역극이다 보니 많이 각색을 했을 것 같아요. 일인극이니 아무래도 각색에 참여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연출선생님하고 저하고 조연출하고 앉아서 이러 이러한 부분은 이게 맞다, 이렇게 고치는 게 낫겠다, 이러면서 같이 했어요. 그러니까 어떤 느낌인지는 알겠는데 구체적인 사례는 우리랑 안 맞는 것들 있잖아요? 예를 들면, 미국 정서에 서부시대의 존 웨인이 풍기는 뉘앙스가 있는데 우리나라하고는 전혀 다른 부분이니깐 그런 부분을 우리 것으로 고쳤어요. 또 우리나라 남자들의 성향이 미국 남자들과 다른 부분들도 있고. 어떤 에피소드는 걷어내고 우리 것으로 다시 에피소드를 하기도 하고.

♠ 제가 볼 때 “공형진 미쳤다!” 이럴 수 있는 또 하나는 70회에 더블 캐스팅도 아니고 혼자 하신 다는 거죠.


(웃음) 맞아요. 특히 연극이나 뮤지컬 하는 친구들이 다 미쳤다고 해요. 사실 저는 아직 잘 감이 안와요.(웃음) 이게 미친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어요. 너무 엄청나다보니 제가 아직 모를 수도 있고. 아까도 말씀드렸잖아요, 무식해서 용감하다고.(웃음)


♠ 현실적으로 건강관리 대책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연극 기간 동안 금주라든지.


글쎄, 뭐 특별한 건 아직 없네요. 금주는 지금 한 8개월째 하고 있어요. 뮤지컬 <클레오파트라>하기 전부터 안 마셔서 지금까지 안마시고 있어요. 그나마 그것 때문에 버티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담배를 끊어야 하는데, (매니저를 가리키며) 얘가 못 끊게 해요, 지가 피워야 한다고.(웃음)


♠ 진짜로 대비책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주변에서도 많이 얘기하고, 집에서도 뭐 해주려고 하는데, 제가 성격적으로 약을 잘 못챙겨 먹어요. 그리 어려운 게 아니거든, 하루에 한두 잔. 한번 먹는 게 어려운 게 아닌데. 그게 참.(웃음) (매니저 가리키며) 그래서 얘가 다 먹어요. 제가 홍삼 이런 것도 다 먹으라고 해요.(웃음)

 

[공형진①-3, “내 브랜드 꿈꾼다”에 계속]

출처 : 맥스무비 김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