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ong Story

공형진①-3, “내 브랜드 꿈꾼다

 

 

♠ 지난번에 ‘공형진의 씨네타운’ 100일째 되던 날 보니까 팬들이 잘 챙겨주시던데 이번에는 70회 가까이 갈수록 팬들이 홍삼 하나씩 챙겨 오는 거 아닐까요?(웃음)


하하하.


♠ <내 남자는 원시인>은 공감할 만한 남녀 차이 이야기라고 하셨잖아요. 반대로 이건 남자인 내가 봐도 남자가 이해가 안 간다, 이런 대목이 있다면?


사실 여기서 나오는 남자는 정형적이고 게을러요. 그런데 전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그걸 이해 못하겠어요. 저는 제가 정리정돈, 청소 이런 것들 안하고는 못 배기는데.(웃음) 저는 어릴 때부터 보고 자라서 그런 건지 몰라도. 정말 정리정돈, (테이블에 지저분한 걸 가리키며) 지금도 이런 것 막 치우고 싶어서 죽을 것 같아요.(웃음)


♠ 남녀 차이라는 게, 결국은 우리가 나이 먹다보면 남편과 아내의 차이, 아빠와 엄마의 역할 차이일 것 같아요. 13년차 남편이자 아빠로서 ‘난 남자라서 우리 애한테 이렇게 하는데, 아내는 이렇더라.’하는 점은 없을까요?


근본적으로 아빠와 엄마의 역할이라는 것은 아이를 위하여 지키며 산다는 것은 공통점인 것 같아요. 다만 나는 아빠고 남편이고 남자이기 때문에 이러이러한 것들은 기본적으로 해주고 싶은 것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경제적인 어떤 그 모자람이 없이, 뭐 재벌만큼 풍족하지는 않겠지만, 나는 어려울지라도 내 가족들은 어려움이 없이 옆에서 건사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요. 집에 들어가서 아내한테는 “야, 이제 오빠가 20대가 아니다. 이제 오빠 40대다.” 이러면 제 와이프는 “오빠는 밖에서는 맨날 팔팔한데 집에만 오면 밤낮 아프다고 한다”면서 힘들어도 그렇게 서로 한번 웃고 가요.(웃음) 이제 서로가 그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통하는 그런 어떤 팀칼라?(웃음) 그런 것들이 생겼다는 게 재밌는 것들이고. 서로 차이를 알아가면서 오히려 맞아가는 느낌, 그래요, 그게 <내 남자는 원시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아요.


♠ <내 남자는 원시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관객에게 추천하고 싶으세요?


우리 <내 남자는 원시인>은 기혼이든 미혼이든 어쨌든 남녀가 보면 다 공감해요. 그게 커플여도 좋고 부부여도 좋고. 시작하려는 사람들도 좋고 깨지기 직전의 사람들도 좋고. 그러니깐 셀링 포인트가 대단히 아주 와이드하죠. 나이에 상관없이 지금 자기가 처해있는 상황에 상관없이 다 적용이 되는 일이니깐.


♠ 올해 정말 바쁘시잖아요? 매일 라디오 DJ 하지, 매주 칼럼 쓰지, 매주 케이블 찍지. 거기에 드라마 촬영 있고. 그러면서도 <내 남자는 원시인>을 선택했다는 것은 단순한 연기 욕심 이외에 다른 욕심이 있을 것 같아요. 공형진에게 <내 남자는 원시인>은 2009년 마지막 ‘프로젝트’인 셈이고요. 결국 처음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면,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잠시 생각하고 나서) <내 남자는 원시인>은 제가 사실 제일 기대하는 작품이에요. 그만큼 바라는 바도 커요. 사실은, 흠, <내 남자는 원시인>은 공형진이 브랜드화되는 연극으로 만들고 싶어요. 언제든지 늘상 공형진만 할 수 있는 연극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가령 추송웅 선생님이 <빨간 피터의 고백>을 정말 브랜드화 했던 것처럼. 물론 건방져 보일 순 있지만 그래도 그게 욕심이에요. 잘 해서 <내 남자는 원시인>이라는 브랜드는 공형진이 제일 걸맞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웃음)


♠ 그나저나 너무 바빠서 요즘은 아빠로서는 빵점일 것 같아요.


(웃음) 빵점만 되도 좋겠어요. 마이너스 2만점 정도 될 거에요. 집에도 잘 못 들어가지, 들어가면 밤낮 뭐 했냐고 다그치기나 하지.(웃음)


♠ 그래도 <내 남자는 원시인>이 준표에게 자랑거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이 연극이 정말 성공해서 나중에 준표가 ‘아버지가 한 작품이 우리나라 연극계에 정말 좋은 선례를 남겼구나’라고 생각하면 좋겠지만, 지금 준표가 뭘 알겠어요.(웃음) 남녀 간의 차이가 이러쿵저러쿵, 준표는 아직 잘 모르죠, 뭐.(웃음)

출처 : 맥스무비 김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