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어’ 주역 공형진...악랄하고 비열한 역 하고 싶어
“저,생각보다 여립니다. 영화 속의 캐릭터가 제 모습의 전부가 아니죠. 일을 하거나 생활하면서 싫고 좋음을 분명히 드러내긴 해도 약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 그러는겁니다. 감정의 폭이 넓다고 해야 하나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낙천적이기도 하고 감성적이기도 합니다. 누가 좀 알아주었으면 싶어요.”
23일 개봉하는 영화 ‘라이어’의 주연 공형진(32). 그가 이미지와는 달리 항상 밝은 사람이 아니란 걸 느낀 적이 있다. 지난 2월3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렸던 ‘태극기 휘날리며’ 시사회에서 였다.
이날 그는 장동건 원빈이라는 걸출한 주연 사이에 앉아 ‘과도’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어 영화가 시작됐다. 그리고 작품에서 진태 진석 형제의 얘기가 절정으로 치달을 무렵,바로 앞좌석의 공형진이 흐느껴 울었다. 훌쩍 거리는 것이 아니고 엉엉 울어 관람에 방해가 될 정도. 장동건과 원빈이 그를 위로했으나 그칠줄 몰랐고 30분 가량을 서럽게 울었다. 한데 다음날 대부분의 매체가 원빈이 너무나 슬퍼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고 나왔다. 원빈도 슬픔을 이기지 못했으나 잠깐이었다. 주연과 조연은 이렇게 다르다.
“몰입하면 다른 상황이 안보이거든요. 그래서 그때 제가 지나쳤던가 보죠. 우리는 남자가 울면 못쓴다고 교육받았는데,사실 좀 이해가 안돼요. 왜 그러죠? 때로는 과묵함이 가장 큰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대체 그가 무슨 마음을 먹고 있는지 읽어지지가 않잖아요. ‘라이어’의 상구 연기에서도 그처럼 드러내지 않아야하는 연기가 힘들더라구요”
어디서든 솔직한 그의 매력이 감독들에게 캐스팅 1순위. 그러다 보니 ‘박하사탕’ ‘단적비연수’ ‘파이란’ ‘몽정기’ ‘별’ ‘위대한 유산’ 등 웬만한 작품에선 그를 볼 수 있었다. 2002년 4편,지난해엔 ‘동해물과 백두산이’를 비롯 5편이었고 ‘동해물과…’ ‘라이어’로는 주연을 맡아 ‘조연 전문’을 벗어났다.
“라이어를 통해 코믹 연기에 대한 괜한 강박 관념이 없어졌습니다. 제가 ‘라이어’를 통해 성장했다면 이제 악랄하고 비열한 역을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최민식 박중훈 선배처럼 되는게 꿈입니다.”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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