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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스크랩/2006 history

공형진 “브라운관 연기 낯설다” 엄살_2006.4.7

SBS 새드라마 '연애시대'로 8년만에 브라운관 컴백

 

 

충무로의 재주꾼 공형진이 8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왔다. 지난 3일 첫방송한 SBS 새 월화드라마 ‘연애시대’(박연선 극본,한지승 감독)의 산부인과 의사 공준표를 통해서다. 극중 동진(감우성)의 초등학교 동창인 그는 동진과 은호(손예진) 사이의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 ‘동해물과 백두산이’ ‘라이어’ 등을 통해 스크린을 자유자재로 휘어잡은 공형진은 브라운관에서도 즐거움을 주는 그만의 매력을 맘껏 발산할 태세다. ‘헤어지고 시작한 이상한 연애’를 표방한 ‘연애시대’는 담백한 맛의 작품이지만, 이 속에서 드라마의 맛과 향기를 더한다는게 공형진의 생각이다. 자기가 맡은 역을 200%로 소화하면서 ‘재미있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공형진을 최근 SW스튜디오에서 만나 진솔할 얘기를 들어봤다.


―맡은 역이 공준표다. 아들 이름도 공준표라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된건가.

사실 준표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 아들 이름이 맞다. 시놉시스를 처음 받았을 때 원래 내 역의 이름은 공재우였다. 어떻게 공씨지, 우연치고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들에게 별거는 아니지만 깜짝 선물을 해주고 싶어 감독과 작가에게 부탁을 해서 이름을 바꿨다. 방송이 되기 전에는 비밀로 해서 아들은 모르고 있었는데 방송이 된 뒤 즐거워하더라. 아들이 아빠가 연예인이라서 사인도 받아다가 친구들에게 주고 해서 학교에서 인기가 좀 있나 보더라.

―정극 드라마는 8년 만이다. 영화를 주로 하다가 이번에 느낌이 남다를 것 같은데.

1998년 SBS ‘지평선 너머’가 마지막 드라마였으니 정말 오래 됐다. 사실 드라마를 오랜만에 하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까먹었다. 어떻게 진행이 되고, 어떻게 피드백이 되는지 감이 안오더라. 영화는 시사회 거쳐서 개봉하니까 반응을 바로 알 수가 있는데 드라마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난감하더라.(웃음) 다행히 우리 드라마는 마지막회까지 대본이 나와 시청자의 반응에 따라 내용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 안심은 된다.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인데 모니터링은 가족들과 같이 할건가.

가족들과는 민망해서 같이 못 보겠더라. 영화 시사회를 할 때는 같이 가서도 다른 자리에 앉아 본다. 가족들 반응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쑥쓰러워서 말이다. 내가 쇼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는 부담없이 같이 보는데 드라마나 영화는 같이 못보겠다. 우리 가족은 좋으면 좋다고 얘기하고, 안 좋으면 직접 얘기는 안 하는 스타일이다.

―오락 프로그램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지난해 배우 공형진의 이미지와는 달리 파격적으로 ‘일요일이 좋다-X맨’에 출연했다. 그동안의 이미지와는 좀 달랐는데 본인 생각은 어땠나.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아니었는데 과욕을 했던 것 같다. 그 때문에 가슴앓이도 좀 했다. 하지만 그같은 경험을 통해 많이 배웠다. 나이가 들고 어느 정도 위치가 되면 내 이름을 건 토크쇼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을 선천적으로 좋아하는 데다 주위 사람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포맷의 토크쇼를 한다면 공형진이 사람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돈도 많이 벌었을 것 같다. 어떤가.

주위 사람들은 다 그렇게 얘기하는데 난 돈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웃음) 돈이라는 거는 내 입장에서는 값지게 쓰려고 버는거다.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은 해야 할 일이 더욱 많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나에게는 원대한 꿈이 있다. 이를 이룰 날을 기대해달라.

―올해 꼭 이루고 싶은 한가지가 있다면.

좋은 작품을 하는거다. 살아가면서 기대치를 갖는 건 좋은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거다. 해가 지날 때마다 더 나은 배우가 되려고 노력한다. 당시엔 최선인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예전에는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그런게 더 좋았다면, 지금은 내가 나한테 거울로 봤을때 정말 부끄러움이 없나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 좀 더 내 자신이 나한테 더 만족하고 내가 나를 더 격려할 수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처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