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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형진-이하나 감초연기는 ‘만담커플’ 수준_2006.4.20

공형진-이하나 감초연기는 ‘만담커플’ 수준

 

 

SBS 월화극 ‘연애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한지승)에는 한 조연커플의 감초연기가 돋보인다. 주인공인 동진(감우성)-은호(손예진)의 친구와 동생으로 각각 나오고 있는 공형진(준표 역)과 이하나(지호 역) 커플의 자연스러우면서도 능청스러운 앙상블 연기는 드라마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둘은 원래 커플이 아니었다. 직장동료로 티격태격하는 사이였다. 산부인과 의사인 준표는 둘도 없는 친구인 동진을 이혼한 은호와 다시 엮어주기 위해 동생인 지호에게 접근한다. 지호는 언니에 대한 정보를 하나 흘려주는 댓가로 준표에게 음식을 하나 더 시켜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니까 둘은 귀엽게 으르렁거리는 관계였다. 준표가 “늙으면 다 쭈글쭈글해져. 얼굴 그거 다 한때야~ 얼굴먹고 살래?”라고 말하면 지호는 “누구는 잘 생긴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어야지?”라고 반격한다.

이들의 관계가 전환된 건 준표가 ‘출산공포증’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지호가 알게되면서부터다. 그것도 자신의 언니 아기가 사산(死産)하는데 책임감을 느끼는데서 오는 트라우마였다. 그래서 필요할 때에는 준표의 애인 역할까지 해주었다. 준표의 상처를 감싸주는 과정에서 사랑을 느낀 지호는 ‘닥터공을 좋아하는 것 같애’라고 고백까지 했다.

그러나 준표는 아직 첫사랑에 대한 환상을 품고있다. 공주같은 청순한 인물과의 사랑을 꿈꾼다. 지호는 준표가 꿈꾸던 여자와는 정반대다. 털털하고 엉뚱한 여자다. 옷도 잘 안갈아 입고 먹는 걸 엄청 밝힌다.

준표는 출퇴근할때 지호를 자신의 차로 바래다주지만 아직은 지호를 뒤에 앉히는 관계다. 그렇지만 둘은 ‘만담커플’을 방불케 할 정도의 유머와 표정 연기로 시청자의 폭소를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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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 여자는 자기를 구해준 남자한테 반하게 돼있어요. 배트맨, 슈퍼맨, 스파이더맨. 각종 맨들이 재탕 삼탕되는 이유가 뭔데요. 여자들의 보호받고 싶은 심리를 자극하거든요.

준표: (끄덕거린다)

지호: 나만해도 그런 남자한테 빠졌었는걸요.

준표: 누구?

지호: 포청천! 포청천이 ‘개작두를 열어라~’할 때 온몸이 짜릿짜릿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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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표: 동정은 사랑이 아니지.

지호: 모든 사랑의 감정 밑에는 상대를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있는 거라구요. 여자는 더 그래요. 닥터공도 사량해봤다면서요?

준표: 그럼 이것도 연민에서 시작된 사랑인가 들어봐. 내가 첫사랑 얘기했나? 대학 2학년때...내가 사랑이 좀 늦었거든.

지호: 뭐든 늦으시잖아요.

준표: 버스를 탔는데 돈이 없는거야. 기사아저씨 소리 지르고...어떡하나 버스는 타야 되는데...200원인가. 250원인가. 그걸 안 꿔주네. 사람들이 눈 안마주칠려고 딴데 보고.. 사람들 진짜. 그 때 돈을 꿔준 게 우리 ‘연이’였어. 그래. 이게 연민에서 시작된 사랑이구나?

지호: 그건 구걸이구...

 

공형진은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코믹한 조연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처음 드라마에 출연한 이하나는 공형진의 도움으로 비교적 쉽게 적응하고 있다. 공형진과 소속사가 같은 이하나는 “형진 오빠에게 ‘지옥 훈련’을 받고 있다”고 한다.

둘이 만들어가는 상황이 갈수록 재미를 더하는 가운데 이들이 완전한 연인사이로 발전하면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출처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