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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g Story

뮤지컬 <클레오파트라>① “오기로 시작해서 자신감을 얻었다”_2009.6.4

뮤지컬 <클레오파트라>① “오기로 시작해서 자신감을 얻었다”


 

뿌듯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 공형진의 얼굴엔 스스로 자랑스럽다는 대견함이 묻어 나왔다. 연기를 함에 있어 가식이 없고 진심을 전달하려 애쓰는 공형진에게 첫 뮤지컬 나들이가 될 <클레오파트라>는 어떤 의미의 작품일까? 공연 대기실에서 그를 만나 뮤지컬 배우로 첫 단추를 꿴 소감을 물어보았다.

지난 5월 26일 국립중앙박물관 내에 위치한 극장 용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클레오파트라>는 공형진의 첫 뮤지컬 데뷔작이다. 영화배우 공형진의 첫 뮤지컬, 다양한 볼거리, 화려한 무대로 막을 올리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영화를 더 많이 했지만 연기에 대한 카타르시스는 연극과 뮤지컬 쪽이 더 큰 것 같아요. 연극과 뮤지컬은 무대에서 배우들이 관객들과 직접 교감을 하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에요. 대학교 다닐 때 뮤지컬 배우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서 첫 작품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제 게으름 때문에 이제야 뮤지컬을 하게 됐죠. ”

그 동안 뮤지컬 제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는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뮤지컬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공형진의 마음에 변화를 준 것은 동료 연예인 김승우였다. 김승우가 뮤지컬 도전을 한다고 했을 때 호락호락하게 봐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라며 반신반의했던 그는 무대에 선 김승우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뮤지컬 경험이 전무한 김승우도 하는데 ‘나는 무엇이 두려워서 가만히 있나’라는 생각이 뮤지컬에 도전하게 만들었어요. 무대에서 너무 열정적으로 연기하는 김승우의 모습에 자극을 많이 받았죠. 그래서 소속사에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말을 꺼냈는데 그 말을 하자마자 우연찮게 <클레오파트라> 측에서 ‘시저’ 역을 맡아 달라는 제의가 들어왔어요. 그래서 하게 됐어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시절 신입생들을 위해 뮤지컬 연기를 한 적이 있지만 그 이후에 뮤지컬 연기를 한 적이 없던 그였다. 그런 그가 뮤지컬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그의 지인들은 다 하지 말라고 했다.

“뮤지컬을 하고 있는 지인들을 통해 시장조사를 했는데 열이면 열 다 반대했던 것 같아요. 작품이 다소 무겁기 때문에 공형진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살릴 수 없다면서 다들 만류했죠. 처음에는 밝은 역할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까지 들으니 배우 공형진이 가지고 있는 승부근성이 발동하더라고요. 내 선택이 단연코 옳았다는 것을 (그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어서 <클레오파트라> 팀에 합류하게 됐어요. 합류를 했을 때 제 마음가짐은 뮤지컬 계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자는 거였어요. 연기 연차는 20년이 되었지만 뮤지컬 경험은 거의 전무했기 때문에 그곳에서는 막내처럼 굴었어요. <클레오파트라>에 참여한 배우들과 스탭들이 저를 예전처럼 알고 지낸 선후배처럼 대해 주어서 처음에는 오기로 시작했던 게 자신감으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요.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아직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70% 정도 만족한 상태에서 시작해 큰 두려움은 없어요.”

 


<클레오파트라>를 준비하면서 공형진은 ‘시저’역에 더블 캐스팅된 정찬우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한 달 반의 짧은 준비기간 동안 그는 최대한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뮤지컬은 처음이니까 도와달라고 정찬우에게 계속 매달렸어요. 맛있는 것을 사준다고 하면서요.(웃음) 네가 연기하는 ‘시저’가 모범 답안이니 내가 커닝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했죠. 준비기간이 짧았지만 거기에 대한 불안감은 일부로 안 가지려고 했어요. 무대에 대한 메커니즘, 캐릭터를 대하는 노하우, 작품에 임하는 자세 등은 알고 있던 부분들이기 때문에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자신감 있게 밀어 붙었고요. 참 다행인 것이 맡은 역할이 ‘시저’이다 보니 따로 준비해야 하는 안무가 없었어요. 뮤지컬 데뷔 무대에서 적절하고 짜임새 있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운이 좋았던 작품인 것 같아요.”

[뮤지컬 <클레오파트라>② “오기로 시작해서 자신감을 얻었다”에 계속]

출처 : 맥스무비